세계의 중앙은행이라 불리는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17일 이틀 일정으로 개막됐다. 이번 회의는 미국이 금리를 10년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의 대변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숨죽여 지켜보고 있다.
FOMC는 18일 오전3시 기준금리와 성장률 등 주요 경제지표를 발표하고, 옐런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한다.
연준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금리를 동결하고 ‘매(hawk)’가 되거나, 금리를 인상하고 ‘비둘기(dove)’가 되는 두 가지가 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 동결 후 매파적 입장
이번 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현행 0~0.25%에서 동결하되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매파적(hawkish) 신호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동결과 인상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시장은 동결 쪽으로 무게중심이 기울고 있다. 미국 금리선물 시장의 투자동향은 동결 가능성을 72%로 보고 있다. 또 최근 미 연준 위원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54%가 동결을 예상했다.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연준이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으로 '고용'과 함께 제시한 '물가상승률'이 목표에 크게 미달하는 점이다. 7월말 현재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1.2%로, 목표인 2%에 한참 못 미친다.
보다 근본적으로 지난달 갑자기 불거진 중국의 경기위축과 금융시장 불안, 이로 인한 신흥국 시장의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 증국 발 쇼크로 미국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국제유가 하락, 달러 강세의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미국경제에 상당한 부담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금리를 동결하는 대신 연준은 연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매파적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힐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인상 시점은 FOMC 회의가 열리는 10월과 12월 둘 중 하나가 되는데 10월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굳이 한 달의 시간을 벌기위해 동결을 하는 것은 금리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만 연장할 뿐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10월에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다면 한 달만에 동결의 이유가 해소된다는 의미다. 9월 금리동결 이유가 낮은 물가상승률과 중국 발 국제금융시장의 충격이라고 할 때 이 두 요소 어느 것도 한 달 사이에 해소되기가 쉽지 않다.
또 10월 달에는 연준의장의 기자회견이 없다는 점, 과거에도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변동한 경우가 드물었다는 점에서도 10월 인상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12월 인상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연준은 연내 금리를 올리겠다는 시그널을 일관되게 시장에 보내왔기 때문에 특별한 돌발 변수가 없는 한 이 약속은 지킬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현재로서는 미국과 세계경제가 금리인상에 대응해 연착륙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부족하고,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봐서 금리 인상의 시점을 좀 더 연장한 셈이다.
금리가 동결되면서 연내 인상에 대한 연준의 시그널도 약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 이는 연준이 금리정책의 기조를 바꾸었음을 의미한다. 즉 금리인상 시점이 내년 이후로 늦춰진다는 것이다.
이 경우 미 금리인상에 대비한 국제금융시장의 자금흐름에 되돌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신흥국에 자금이 다시 유입될 수도 있다. 대신 옐런 의장을 비롯한 연준은 신뢰 추락을 각오해야 한다.
◇인상 후 비둘기적 입장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다면 향후 추가 금리인하 시점과 속도 등에 있어 온건한 비둘기파(dovish)적 입장을 함께 밝힐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금리인상이 이미 오래전부터 예고돼 온 것이어서 시장에 선 반영됐다고 하지만 미국의 통화정책이 10년 만에 방향을 전환하는 만큼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중국 발 금융쇼크, 브라질 신용등급 하락 등 신흥국 시장에서 동요를 보인 것도 금리인상이 국제금융시장에 가져올 충격의 전조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연준은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축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신호를 시장에 줄 개연성이 높다. 구체적으로는 금리인상보다 시장에 충격이 더 클 수 있는 통화환수의 시기를 늦추고, 추가 금리인상 시점도 충분한 기간을 두고 이뤄질 것이란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시장이 금리인상 파장을 큰 충격 없이 흡수할 수만 있다면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신흥국 자금 유출이 진정되고, 투자가 유입될 수도 있다. 일부 신흥국들이 9월에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금리 인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금리인상 그 자체보다 더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의 시점보다 속도가 중요한 만큼 연준이 속도가 완만할 것이란 확신만 준다면 이달에 금리를 인상해도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생각보다 커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대체로 동의한다.
stephan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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