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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읽다"/뉴스

디지털 혁신하는 스타벅스 매장

지난 연말에도 스타벅스에서 나눠주는 다이어리는 인기 폭발이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2016년 다이어리’는 연말 시즌에 약 65만 부가 배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다이어리는 매년 11~12월 크리스마스 신메뉴를 포함해 음료 17잔을 마시고 음료마일리지(스티커)를 모은 고객에게 스타벅스가 무료로 증정하는 사은품이다. 특히 2013년부터 실제 스티커 대신 스마트폰 앱으로 음료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해지면서 배포량도 급증했다. 2013년 32만 부에서 2014년에 60만 부를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65만 부까지 늘었다.

 음료마일리지 적립용 앱에서 보듯이 스타벅스는 사실 첨단 테크놀로지가 집약된 공간이다. 2010년 KT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의 매장 내 무료 무선인터넷 서비스(와이파이)를 도입한 곳도 스타벅스였다. 스타벅스가 국내외에서 활용하는 첨단 기술들을 살펴봤다.

 우선 국내의 스타벅스 고객은 스마트 워치만으로 커피값을 지불할 수 있다. 선불카드 형태로 충전하면 결제가 가능하도록 삼성 기어S2용 앱을 개발한 덕분이다.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할 수 있는 스타벅스 앱이 출시된 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한국이 처음이다.

 둘째로 한국 스타벅스는 2014년 5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격 주문 서비스 ‘사이렌오더’를 시작했다. 매장 방문 전에 미리 스마트폰 앱을 통해 커피를 주문한 후 바로 매장에서 받아가는 사전주문 서비스다. 다른 커피 매장과 달리 진동벨이 없는 탓에 오래 서서 기다려야 하는 고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개발했다. 앱으로 커피 결제 버튼을 누르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이용해 앱 스스로 사용자 주변 500m 반경 안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을 검색하는 O2O(Online to Offline) 기반 비즈니스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사용자가 100만 명을 넘어섰다. 사이렌오더는 지난해 5월 미국으로 역수출됐다.

 셋째로 미국의 스타벅스 앱에는 카 셰어링(차량 공유 서비스)의 대명사인 ‘우버’가 들어가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스타벅스는 앱에 우버 호출 버튼을 삽입했다. 스타벅스 앱에서 특정 버튼을 누르면 우버 앱으로 연결되고 바로 택시나 리무진을 부를 수 있다.

 넷째로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 중에는 무선으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이 적지 않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3월부터 무선충전 업체 ‘듀라셀 파워매트’와 공동으로 미국 내 6000여 개 매장에 무선 충전기를 설치하고 있다. 커피 한잔을 마시는 사이에 휴대전화 충전을 끝마칠 수 있다. 영국에도 10개 매장에 이 장치가 설치돼 있다.

 다섯째로 스타벅스는 지난해 초부터 배달 전문 스타트업인 ‘포스트메이츠’와 손잡고 시애틀과 뉴욕에서 커피 배달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앱을 통해 스타벅스 커피를 주문하면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단 배달비로 5.99달러(약 6900원)를 받는다.

 여섯째로 미국 스타벅스에서는 바리스타들이 앱으로 고객의 신청곡을 받아 매장에서 틀어준다. 이를 위해 스타벅스는 지난해 5월 디지털음원 제작업체 ‘스포티파이’와 음원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고객들은 바리스타의 선곡 리스트에 대해 스타벅스 앱과 스포티파이를 통해 평가도 할 수 있다.

DA 300


 스타벅스는 또 지난해 9월 포토샵으로 알려진 이미지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 출신의 제리 마틴 플리킨저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플리킨저는 앱 프로모션과 각종 모바일 기술 도입 등을 주도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 케빈 존슨도 IT 업체 출신이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 3분기(7~9월) 스타벅스 매출액 40억 9011만 달러(약 4조8000억원) 가운데 25%(10억300만 달러)가 모바일 결제로 이뤄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스타벅스 모바일앱 가입자 수는 1040만 명에 달한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커피를 쉽게 살 수 있게 모바일 결제 환경을 만들자 고객이 응답하기 시작했다”며 “그 어떤 소매점에서도 해보지 못한 디지털 혁신을 스타벅스 매장에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디지털 혁신하는 스타벅스 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