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수주 의존도가 높은 대형 건설사들이 연초부터 외부 변수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뜩이나 낮은 수준이던 국제 유가는 올해 들어 내림세가 가속화하면서 중동 수주 전망은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반면 환율에서는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외화로 계약한 공사들은 환차익을 누릴 수 있고, 수주전에서도 가격 경쟁력이 붙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 ▲ GS건설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루와이스 석유화학단지 건설현장에서 성능이 저하된 촉매를 다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촉매 재생기기를 설치하고 있다. /GS건설 제공
◆ 30달러도 깨진 국제유가…중동 수주 초비상
1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는 전날보다 2.4% 상승한 배럴당 31.20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12년만에 최저가 수준을 기록해, 저가에 매수하려는 투자자가 많았다. WTI는 지난 12일 장중 3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국내 건설경기에 영향이 더욱 큰 두바이유의 현물 가격(13일 기준)은 배럴당 26.49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두바이유 가격은 2003년 11월 5일(26.13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배럴당 26.44달러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유가 하락이 계속돼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처럼 유가가 계속해서 하락하면 중동 수주 의존도가 높은 국내 건설사들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지역 건설 수주는 165억3000만달러로 2014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지만, 그럼에도 전체 해외수주에서 중동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35.8%나 됐다.
유가가 떨어지면 중동 국가들의 발주 물량도 그만큼 줄어들어 해외 건설 수주는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 지난해에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중동지역 공사 발주가 잇따라 연기되거나 취소됐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지역 2실장은 “국내 기관이 분석한 올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이었는데, 최근 이를 밑돌면서 해외 수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며 “특히 중동에 미치는 악영향이 커 이 지역 수주 실적 금액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20~30달러대에 머물렀던 2000년대 초반에는 중동지역 해외 수주 규모도 100억달러 수준이었다.
◆ 달러당 1200원 넘어선 환율…환차익에는 미소
올해 들어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그나마 건설사들에 위안이 되고 있다. 계약금을 외화로 정했을 때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장부상에서는 원화로 바꿔 계산하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가 난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 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오른 1213.4원에 거래를 마쳤다. 약 3개월 전과 비교해 7% 넘게 올랐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높았던 지난해 10월에 수주한 사업들은 큰 환차익을 보고 있다.
예컨대 대우건설 (5,210원▼ 110 -2.07%)은 지난해 10월 현대중공업 (84,700원▲ 800 0.95%)등과 함께 쿠웨이트 국영석유회사와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따냈다. 이 공사에서 대우건설이 차지하는 공사금은 6억1100만 쿠웨이트 디나르(KWD)다. 대우건설은 공시에서 당시 환율(1KWD=3801.23원)을 적용해 공사 계약금이 2조3220억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15일 KEB하나은행의 고시환율 첫거래가를 보면 1KWD는 3984.3원으로 계약 당시보다 4.8% 올랐다. 3개월 사이 1000억원 넘게 환차익이 생긴 것이다.
앞으로 수주전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가치가 떨어지면 수주 시 가격 경쟁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만 중동 수주전에서 주요 경쟁 상대인 중국의 위안화 환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아직은 위안화와 원화가 비슷한 기울기로 움직이고 있다.
건설사들은 원화가치 하락이 앞으로도 계속돼야 진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재무제표에서 환율을 적용할 때 주로 연평균 환율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환율 조건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 수주 환경이 어려워 환율로 인한 이익은 그렇게 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비즈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1/14/201601140264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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