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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이 있는 삶/멘토

이세돌9단 인터뷰 중..

 

 

바둑은 전쟁이다. 승리를 위해 프로기사들은 어릴 때부터 패배한 경기들을 복기한다. 승패를 두고 크게 울거나 웃는 대신 차분히 앉아 실수를 곱씹어야 하는 게 바둑이다. 모의고사 보는 것보다 더 싫은 게 오답노트 정리일진대 승부사들에겐 일상이다.

 - 대국에서 진 뒤 복기하는 게 힘들지 않나.

 “전혀. 오히려 어떻게 졌는지 모르는 게 더 답답하다. 이기고 지는 건 이미 벌어진 일이고, 이유를 알고 싶은 욕망이 더 크다. 어떻게 이겼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 오답노트 정리와 비슷한 개념인가.

 “약간 다른 것 같다. 우린 바둑을 하나의 예술이라고 생각하는데 오답노트가 예술은 아니니까. 도자기 구울 때도 마음에 안 들면 도자기 모양이나 가마 온도, 굽는 시간 중 잘못된 부분을 곱씹지 않나. 무엇을 실수했는지 알아야 다음에 더 좋은 걸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우린 더 훌륭한 예술작품을 위해 복기를 한다.”

5번기 최종 승자가 확정된 12일 저녁, 한국 프로기사협회장인 양건(41) 9단과 한종진(37) 9단은 위로차 이세돌 9단을 찾았다. 가볍게 맥주도 한잔 걸쳤다. 내심 ‘얼마나 속상하니, 부담감 크지’라며 후배의 투정을 들어줄 참이었다.

하지만 이 9단 입에선 단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오직 실전 얘기뿐이었다. “아, 이게 말이죠.… 이 수가 더 나았을까요”라며 1국부터 3국까지 내용을 반복했다. 두 사람은 ‘그래 봤자 인간이 어떻게 컴퓨터를 이기겠니’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나왔지만 감히 꺼낼 수 없었다.

결국 둘은 이 9단에게 붙잡혀 호텔 방에서 밤 10시까지 복기를 했다. 마무리될 무렵엔 “알파고도 약점이 있네요. 완벽하지 않아요. 내일 한번 해보죠”란 소리까지 나왔다. 한종진 9단은 “저 정도면 무너질 법도 한데 내가 질렸다. 이세돌이 알파고 아닌가 싶다”고 했다.

2국이 끝난 뒤 밤새 이 9단과 복기를 했던 이다혜 4단은 “큰 경기에서 지면 아무리 프로기사라도 위로받길 원한다. 이 9단에게선 그런 상처의 흔적이 좀체 없었다”고 말했다. “오직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내가 어떤 수를 두어야 하는가에만 몰입했다. 승부를 떠나 알파고의 바둑 자체를 탐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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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설가는 목소리 때문에 포기했나.

 “나와 맞지 않는 일 같다. 입단 후 열네 살 때 스트레스가 심해 실어증이 왔는데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기관지가 약해졌다. 신경이 마비된 건데, 어린 나이에 뭘 알았겠나. 부모님은 신안에 계시고, 서울에서 보호자 역할을 했던 형(이상훈 7단)이 입대해 병원도 못 갔다.”

 - 콤플렉스가.

 “17년이나 됐으니 이제 감수하며 산다. 사람들도 내 목소리에 익숙해지지 않았나. 웃으며 넘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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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과 바둑을 대하는 자세

여러가지 면에서 배울게 많은 사람이다.

 

왜 이세돌 9단이 세계정상의 수준인지 보여주는 인터뷰..

[출처: 중앙일보] 괴짜 이세돌 "상금 10억 주면 구리와…"